2007년, 대학교 새내기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군대 2년과 휴학을 제외하고 거의 10여년간 왕복 3시간에 육박하는 매우 긴 통학(통근)시간에 시나브로 ‘불편한’ 적응이 몸에 배고 있던 찰나, 정책기자를 하며 알게된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 관련 포스팅을 보게 됐다. 학위 논문 준비와 운동 등을 병행하며 일을 해나가야 하는데 체력적인 부담과 더불어 길에 뿌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시간은 금이다’라는 명제가 진리라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는 요즘이었다.
그래서 지난 10월 중순부터 전셋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었어도, 오랫동안 집과 지하철에 적응을 해왔던 터라 집을 나온다는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게다가 보통 임대인들은 전세보단 월세를 선호하고 매물이 적은 전세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한 집이 따로 있어서 찾는 과정이 무척 어려웠다. 매물을 구한다고 해도 학교 근처에 있어야 의미가 있기 때문에 여러 발품을 들여 마침내 학교 근처에 적당한 신축 원룸을 하나 찾는데 성공했다.
정부가 보증하는 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매물이 되기 위해서는 집주인(임대인)의 ‘수고’가 필요하다. 은행 등의 내용증명 또는 연락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하고 여러 기준에도 충족해야 한다. 소위 집에 ‘불법적인 요소’가 없어야 하고 융자(채무의 일종)도 적정 수준이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나름 까다로운 기준을 두고 있기에 청년들은 좀 더 ‘검증된’ 집을 구할 수 있다.
내가 신청한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정부가 중소기업 규모에 속하는 곳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주거안정을 돕고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출시했다.
대출 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외벌이 3500만원 이하)이거나, 순자산가액 2.8억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로 예비 세대주도 포함된다. 중소, 중견기업 재직자 또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의 청년창업 지원을 받은 자로 만 19세 이상~만 34세 이하 청년이면 신청 가능하다. 현역으로 병역을 마친 경우, 만 39세 이하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1.2% 고정금리다.
최대 1억원을 대출받았을 때, 한 달 이자로 10만원만 내면 된다. 돈은 최대 1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여기서 100%, 80% 대출 선택이 가능한데, 집의 융자 여부와 좀 더 까다로운 기준이 충족되면 100%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기간은 2년으로 4회 연장하여 최장 10년까지 가능하다. 2회차 연장부터는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적용된다.(출처=주택도시기금 누리집)
마땅한 전셋집을 찾은 나는 바로 집주인에게 연락하여 이 대출로 보증금을 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다행히도 이 대출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기존 집에 이런 유형의 대출로 살았던 임차인이 있었다고. 이 대출실행시 집주인 또는 공인중개사의 협조로 필요한 서류가 좀 많기 때문에 집주인이 이 상품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도 원활한 대출심사와 실행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집주인과 연락한 후 내가 일하는 곳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곳인지, 신청한다면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가심사’를 받아보기로 했다. ‘기금e든든’ 누리집이나 은행 상담을 통해 대출 기본정보를 확인하는게 좋다.
우선, 내가 다니는 회사가 중소기업 규모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중소기업 규모에 해당한다고 해도 직종에 따라 불가능한 경우도 존재하니 은행에 가서 상담을 받는게 가장 좋다. 아래 누리집에는 기업의 사업자등록번호가 아닌, ‘법인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 기업 규모 확인 :
http://nhuf.molit.go.kr/FP/FP05/FP0502/FP05020604.jsp
일단 기업 규모가 중소기업에 충족된다면 가심사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도록 하자. 필요한 서류들이 좀 많은 편이다.
● 필요서류
- 개인 : 신분증, 주민등록등본(최근 5년 주소변동이력 포함), 가족관계증명서(주민번호 전체가 나오도록),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minwon.nhis.or.kr),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이력안내서(
https://www.ei.go.kr/ei/eih/cm/hm/main.do)
- 회사에 요청 :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영수증, 주업종코드 확인자료, 사업자등록증 사본개인이 필요한 서류들은 ‘정부24’ 누리집과 위에 제시된 누리집을 이용하면 인터넷으로 모두 발급 가능하다. 이후 은행에서 추가적인 서류들을 요청하게 된다.
● 추가 서류 : 건강보험납부확인서, 주민등록초본, 4대보험 가입내역 확인서
나는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가정하고 추가 서류까지 모두 준비해 놓았다. 이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은 우리, 국민, 기업, 농협, 신한은행 총 5곳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나는 학교에 있는 우리은행에 방문하여 가심사를 진행했다.
참고로, 이 상품 대출은 보증금의 80% 또는 100%로 진행할 수 있다. 최대 1억원에서 80%, 100%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이 아니라 내가 구하는 집 보증금의 80%, 100%라는 말이다.
가령, 내가 8000만원 보증금이 걸린 전셋집을 구할 때, 80% 대출실행이 되면 6400만원을 빌릴 수 있는 것이다. 100%면 8000만원 전체를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100% 대출은 매물도 거의 없을뿐더러 여러모로 집주인에게 까다롭기 때문에 80% 대출을 받고 나머지는 가지고 있는 돈을 활용하거나 다른 금융상품의 대출을 이용하는게 수월하다.
자, 80%로 가심사를 받은 후 알아본 집을 직접 살펴봤다. 원룸이라 좀 좁긴 했지만, 신축 건물이고 풀옵션이라 충분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학교와의 거리도 마음에 들었다. 바로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 집주인 또는 공인중개사가 이 대출상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에 요청할 서류는 아래와 같다.
● 부동산에서 받아야 할 서류 : 공제증서, 부동산 전세계약서, 계약금(5%) 납입영수증,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일반건축물대장,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
부동산 서류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어려운 서류들이 꽤 있다. 그래서 경험이 있는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을 만나야 미리 서류들을 준비해줄 것이다.
부동산에서 서류들을 받으면 은행에 방문해서 대출신청을 하게 된다. 나는 은행에 매번 갈 때마다 약 30분 내외가 소요됐다. 이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장인들일 것이기에, 앞에 대기자가 있는지 등을 잘 파악해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이 작업을 마치고 일주일 후, 주택보증기금 심사와 은행 내부 심사를 통과했으니 대출실행을 위해 은행에 방문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방문 전에는 ‘확정일자’가 찍힌 부동산 전세계약서를 가져가야 한다. 확정일자는 근처 주민센터나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발급 가능한데, 시간 여유가 있다면 주민센터 방문이 편리할 것이다. 나는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했는데 서류 정보 입력과 계약서 스캔, 심사 후 출력 등 과정이 다소 복잡할 수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발급받기 바란다.
●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확정일자 신청 :
http://www.iros.go.kr/efd/com/EfdMain.jsp
은행에 가서 두껍게 쌓인 서류에 약 30분간 설명을 들으며 차근차근 서명했다.
11월 25일 대출실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계약서 등에 명시된 보증금 지불일, 계약 시작일보다 늦게 대출실행이 되면 매우 곤란해지니 은행 가심사부터 대출실행까지 넉넉하게 4주 정도 시간을 두는게 좋겠다.
정부가 청년들을 위해 출시한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 대출’로 매일매일 금보다 더 귀한 3시간을 얻게 됐다. 소중한 시간이 주어진 만큼 공부와 운동 모두 열심히 할 것을 다짐해 본다.
● 이 상품은 2021년 12월 31일까지 신청 가능하니 대상 청년들은 꼭 신청해보기 바란다.
● ‘기금e든든’ 누리집(
https://enhuf.molit.go.kr/)에서 증빙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하면 은행 방문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잘 살펴보기 바란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